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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무 결말 인간의 잔인함의 비극

철주는 한 때 잘 나가는 선장이었습니다. 어업에 종사하면서 그는 거의 여수를 주름잡았다고 표현할 정도로 그의 전진호는 그에게는 곧 자신을 나타내는 상징이자 자신의 자존감을 나타내는 증표나 다름없었습니다. 하지만 좋은 일이 있으면 반드시 안 좋은 일도 일어나는 법이니, 그렇게 잘 나갔던 전진호는 이제 경제적 사정이 궁핍한 어선이 되어 버렸습니다. 마치 화려한 젊음이 있으면 씁쓸한 노년이 있듯이, 그의 화려했던 전적인 전진호는 어느 순간 그에게는 삶의 회환을 느끼게 만들어주는 배가 되어버렸습니다.

설상가상의 일

엎친데 덮친 격으로 철주는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아내가 외도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하지만 전진호가 늘 자신을 표상하는 대상이었더만큼 철주에게는 더는 자신감이 없었습니다.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질 때로 떨어진 그에게 아내의 외도는 자신에게는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그런 일이었습니다. 이미 그는 가장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했다고 느꼈는지, 그저 외롭고 쓸쓸한 마음을 달래 줄 전진호로 돌아와서 잠을 청하는 것 밖에는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솔깃한 제안

이런 그에게 누군가가 찾아와서 솔깃한 제안을 합니다. 바로 조선족 사람들을 몰래 배에 태워서 데려오는 일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전진호는 만선의 기쁨을 잃어버린 지 오랜지라, 철주에게는 그 제안이 매우 솔깃하고 흥미로운 제안이었습니다. 그는 고민할 새도 없이 조선족을 태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렇게 전진호는 새로운 계획을 성사시키기 위해 선원들을 태우고 멋지게 출발합니다.

비극의 시작

조선족을 태우고 오겠다는 계획은 처음부터 무모한 계획이었습니다. 철주는 동식을 포함한 선원들과 함께 조선족들을 만나기로 한 위치로 갑니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전진호를 기다리고 있던 조선족들이 있습니다. 철주 일행은 재빨리 조선족들을 전진호에 태웁니다. 조선족들이 타면서 조선족 중 한 명인 홍매가 배에서 떨어져서 바다에 빠질 위험이 있었지만 이를 재빨리 눈치챈 동식은 홍매를 구해줍니다. 그리고 홍매에게 묘한 매력을 느낀 그는 홍매를 따로 기관실에서 쉴 수 있게 배려해줍니다.

운반수단인 어창

철주의 배는 조선족들로 가득 차고, 철주는 단속망을 피하기 위해 조선족들을 모두 어창에 가둬둡니다. 어창에 들어가기 싫었던 조선족들 역시 어쩔 수 없이 어창 속으로 들어갑니다. 단속을 피하고, 조선족들을 완벽하게 육지로 데려다 주기만 하면 철주에게는 다시 경제적 여유가 생길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내 예상대로 흘러가는 법은 없습니다. 육지에 무사히 도착하기 전, 철주 일행은 어창을 열어보지만 느낌이 이상합니다. 어창 속은 이미 모든 조선족들이 숨이 멈춘 뒤였고, 어창 속을 확인한 결과 어창에 있었던 냉매가 나오면서 조선족들은 그 가스에 중독되어 죽임을 당한 것입니다. 전진호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조선족은 기관실에 있었던 홍매뿐이었습니다. 철주 일행은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잘못된 선택

철주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제대로 된 해결책을 떠올리지 못합니다. 결국 그는 죽은 조선족들을 토막 내서 바닷가에 던지자고 제안합니다. 물고기 먹이로 사용할 셈입니다. 함께 배에 탔던 선원들도 어쩔 수 없이 철주의 제안에 수긍하고, 이들의 잔인한 모습을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인 홍매만 지켜볼 뿐입니다. 이 와중에 선원들의 싸움이 일어나기 시작하고 결국 이들에게 인간의 추악한 모습이 나오면서 서로 갈등하며 살인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 와중에 전진호에서는 물이 차오르기 시작하고, 유일한 생존자는 동식과 홍매만이 살아남을 뿐입니다.

그를 떠나다

홍매는 어쩌면 그 현장이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추악한 순간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배라는 공간에 갇혀있는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녀는 오직 그들에게 순종하는 척하면서 그녀가 살아남을 길만 찾았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그녀에게는 그 수단이 동식이었을지 모릅니다. 동식이 자신에게 호의를 베풀어준 사실을 기억해서, 자신이 살아남아서 육지에 가려면 육지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동식을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둘은 함께 육지에 도착했지만, 육지에 도착한 순간 홍매는 동식과는 다른 방향으로 향합니다. 그녀에게는 동식 또한 무섭고 잔인한 존재나 다름없었을 테니 말입니다. 영화는 이렇게 인간의 악마 같은 모습과 그 안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장면 등에 초점을 둔 뒤 막을 내립니다.

인간의 본성

이 영화를 보면서 추악한 인간의 본성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됐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당황스러운 순간이 생겼을 때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판단할 때가 있습니다. 철주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에게 완벽한 계획은 조선족들을 내려준 뒤 거액의 돈을 받는 것이었지만, 신은 그에게는 잔인했습니다. 이미 그에게는 아내의 외도, 만선의 실패인 전진호 등으로 인해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릴 수 없었기에 인간이 해서는 안 될 가장 잔인한 방법을 택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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